
집값이 내리고 매각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자산 대부분이 집에 묶인 고령 주택 소유자들의 선택지가 좁아지고 있습니다. 일부는 노후 생활비를 메우기 위해 역모기지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많은 고령층에게 집은 가장 큰 자산입니다. 하지만 그 집이 예전처럼 든든한 자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집값은 떨어졌고, 팔리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길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나이 든 집주인이 쓸 수 있는 선택지도 줄었습니다.
노후 소득을 보완하려고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리면, 자녀에게 물려줄 상속분은 그만큼 줄어듭니다. 모기지 브로커들은 역모기지 같은 자산 인출 상품이 위험할 수 있다며, 가입 전에 충분히 알아보라고 당부합니다.
비싼 비용, 신중한 접근
역모기지 같은 상품은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대표적인 역모기지 대출사인 HomeEquity Bank에서 85만 달러를 빌리면, 초기 기준으로 한 해에 약 5만9,000달러의 이자가 붙습니다. 하루로 따지면 162달러입니다.
중도 상환에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 85만 달러 대출을 2년 차에 전액 갚는다면, 조건에 따라 3만 달러가 넘는 위약금(페널티)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위약금은 해마다 줄어들고, 차입자가 사망하면 부과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역모기지는 짧게 쓰고 갚는 상품이 아니라, 오래 보유하는 것을 전제로 한 상품입니다.
모기지 브로커 알렉스 맥파든(Alex McFadyen)은 위험을 경고합니다. 그는 “모든 물가가 오르는데 집값은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떨어질 때, 그리고 사람들이 생계를 위해 자기 집 자산에 기대야 할 때 무슨 일이 벌어지겠느냐”고 물으며, 소비자들에게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 스스로 꼼꼼히 따져보라고 조언했습니다.
그래도 수요는 견조하다

위험 경고에도 역모기지 수요는 탄탄합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55세 이상 캐나다인의 약 74%가 자기 집을 가지고 있고, 이들 재산의 약 70%가 집에 들어가 있습니다. 현금은 적고 집은 있는 셈이라, 집 자산을 현금으로 바꾸려는 수요가 꾸준합니다.
HomeEquity Bank의 지오메키피셔(Ziomecki-Fisher)는 “지난해가 유난히 강했고, 올해도 이 상품에 대한 수요가 매우 강하다”며 “새로 돈을 빌리는 사람의 수가 계속 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집에 자산이 몰려 있는 구조는 한국의 고령 자가 보유자에게도 낯설지 않습니다. 집값이 흔들릴 때 노후 생활비를 어떻게 마련할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상속 자산이 얼마나 줄어드는지는 양국 모두의 고민입니다. 역모기지는 당장 현금을 마련하는 수단이 될 수 있지만, 이자와 위약금 구조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향후 전망
집값 약세와 거래 둔화가 이어진다면, 노후 자금이 부족한 고령층의 역모기지 수요는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다만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이자 부담이 커져, 상품을 선택할 때 더 꼼꼼한 비교가 필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