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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약한 집은 따로 있다, 유리 타워부터 벽돌 아파트까지 과열의 원인과 해법


폭염이 닥치면 어떤 집은 견딜 만하고 어떤 집은 순식간에 달아오릅니다. 이 차이는 대부분 건물 설계가 오늘날의 더운 기후와 맞지 않는 데서 생깁니다. 오래된 벽돌 아파트든 통유리 콘도든, 집마다 과열되는 이유가 다르고 해법도 다릅니다.


여름 폭염은 이제 캐나다에서도 해마다 반복되는 일이 됐습니다. 그런데 같은 날씨에도 실내 온도는 집집마다 크게 벌어집니다. 부동산 정보업체 Zoocasa는 어떤 건물이 특히 더위에 약한지, 그리고 소유주가 어떤 순서로 대응해야 하는지를 정리했습니다.

핵심은 단순합니다. 집이 더워지는 문제는 대개 열이 어떻게 안으로 들어오는가에서 시작됩니다. 열이 들어오는 길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벽을 통해 전달되거나, 틈새와 환기구로 더운 공기가 새어 들어오거나, 창문으로 햇빛이 들어오는 경우입니다. 이 가운데 창문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태양에너지는 잘 들여보내면서 그 열을 밖으로 쉽게 내보내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유리 타워와 오래된 건물이 더 위험한 이유

전문가들이 이 위험을 재는 한 가지 기준이 태양열취득계수(SHGC, Solar Heat Gain Coefficient)입니다. 창이 태양에너지를 실내로 얼마나 들여보내는지를 나타내는 값입니다. 이 값이 높은 창을 단 집은 여름 폭염에 열이 더 많이 쌓이고 냉방비도 더 많이 나옵니다. 새로 지은 집이라고 해서 자동으로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어떻게 열을 얻고 붙드는지는 건물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오래된 집과 아파트는 설계 자체에서 오는 냉방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전쟁 전에 지은 건물은 혹독한 겨울에 온기를 붙잡도록 설계됐는데, 바로 그 특성이 한여름에는 거꾸로 작용합니다. 두꺼운 조적벽(벽돌·석재 벽)이 낮 동안 열을 흡수했다가 밤에 천천히 내보내, 긴 폭염 동안 실내가 좀처럼 식지 않습니다.

난방 설비도 한몫합니다. 증기난방을 쓰는 많은 건물은 창문을 열어 두는 것을 정상적인 환기로 여기던 시절의 장비를 아직 씁니다. 이런 설비는 열을 지나치게 많이 내뿜기도 합니다. 실제로 2019년 어반 그린 카운슬(Urban Green Council) 조사에서는 뉴욕의 증기난방 건물 세입자 70%가 겨울철에 만성적인 과열을 겪는다고 답했습니다. 최근의 개선 공사는 에너지 효율을 높였지만, 새 창문과 더 촘촘해진 외피는 기온이 오르면 오히려 열을 가두는 맞교환도 낳습니다.

통유리 콘도의 창문 필름과 건물 규정

소유주가 시도하는 개선책과 관리규정의 벽

통유리 타워에 사는 콘도 소유주에게 가장 손쉬운 개선책은 창문 필름입니다. 태양열이 얼마나 들어오는지를 줄여 주기 때문입니다. 요즘 나오는 세라믹·로이(low-E) 필름은 방을 밝게 유지하면서도 햇빛의 열을 상당 부분 막아 줍니다. 일부 고급 건물은 햇빛에 따라 자동으로 색이 짙어지는 스마트 글라스를 도입하기도 하지만, 설치와 전기 공사가 크게 들어 개별 소유주에게는 대개 너무 비쌉니다.

필름을 붙이기 전에는 반드시 건물 규정을 확인해야 합니다. 관리사무소나 이사회(HOA)는 한 세대만 외관이 달라 보이게 만드는 제품을 자주 거부합니다. 짙거나 반사가 심한 필름보다는, 기존 유리와 잘 어울리는 투명하거나 중립적인 필름이 승인받기 쉽습니다.

냉방을 주거 필수요소로 보기 시작한 규제

오랫동안 정부는 더위를 집주인과 세입자가 알아서 해결할 문제로 여겨 왔습니다. 그런데 폭염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이 흐름이 바뀌고 있습니다. 일부 정책 당국은 추운 지역의 난방처럼 냉방도 기본적인 주거 필수요소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뉴욕시는 2025년 12월 ‘모두를 위한 시원한 집(Cool Homes for All, Int. 994-A)’ 조례를 통과시켰습니다. 세입자가 요청하면 집주인이 침실을 화씨 78도(약 25.5도) 이하로 유지할 냉방을 제공하고 관리하도록 한 것입니다. 다만 모든 집에 당장 에어컨이 있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고, 집행은 2030년 여름부터 시작됩니다. 오리건주는 2021년 치명적인 폭염돔을 겪은 뒤 상원법안 1536호로 여름철에 이동식·창문형 에어컨 사용을 막지 못하게 했습니다. 냉방을 더 큰 임대 건물의 필수 서비스로 규정하려던 상원법안 54호는 2025년 회기에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시카고는 2022년 조례로 대형 주거 건물이 열지수 화씨 80도(약 26.7도) 이상일 때 에어컨이 있는 공용공간을 제공하도록 했습니다.

진짜 부담은 전기요금

많은 세입자와 소유주에게 더 큰 문제는 여름 내내 냉방을 돌릴 때 나오는 전기요금입니다. 뉴욕의 에너지 지원 사업이 그 불균형을 잘 보여 줍니다. 난방과 냉방 비용을 지원하는 주택에너지지원프로그램(HEAP)은 올 회계연도에 난방 지원에 약 3억 달러를 배정했지만, 냉방 지원은 약 1,500만 달러에 그쳤습니다. 전체의 3%에 불과합니다.

부담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폭염이 더 일찍 오고 더 오래가면서, 뉴욕의 냉방 지원금은 2024년에는 7월 19일, 2025년에는 6월 23일, 2026년에는 6월 5일에 바닥났습니다. 해마다 여름의 가장 더운 시기가 오기도 전에 지원이 끊긴 것입니다.


결국 모든 집에 통하는 단 하나의 해법은 없습니다. 창문 필름은 통유리 콘도에는 도움이 되지만, 뜨거운 증기 배관과 냉방이 제한된 오래된 아파트의 문제는 풀지 못합니다. 이 기사의 사례는 뉴욕·오리건·시카고 등 미국이 중심이지만, 창문의 태양열취득계수, 두꺼운 조적벽, 창문 필름, 냉방 규제라는 논점은 캐나다의 주택 구매자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특히 여름이 점점 더워지는 광역토론토와 밴쿠버의 통유리 콘도, 그리고 냉방 설비가 부족한 오래된 임대주택에 사는 한인 실수요자라면, 집을 사거나 세를 얻기 전에 그 건물이 열을 어떻게 다루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향후 전망

폭염이 해마다 길어지는 흐름이 이어진다면, 냉방은 난방처럼 주거의 기본 조건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큽니다. 캐나다에서도 냉방을 세입자의 권리로 보거나 신축 건물에 냉방을 의무화하는 논의가 나올 경우, 콘도 관리규정과 임대차 기준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집을 고를 때 창의 방향과 재질, 건물의 냉방 방식을 함께 따져 보는 것이 점점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원문: Zoocasa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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