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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은행 모기지 연체 12년 만에 최다, 2020년 저금리 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캐나다 은행이 보유한 모기지 가운데 90일 이상 갚지 못한 연체 건수가 12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으로 늘었습니다. 캐나다은행협회(CBA) 자료에 따르면 4월 연체율은 같은 달 기준 12년 만에 가장 높았고, 은행의 전체 모기지 건수는 오히려 줄어 2020년 저금리 붐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습니다.


캐나다 모기지 연체는 그동안 낮은 수준을 유지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흐름은 다릅니다. 빚의 규모 자체가 워낙 커진 탓에, 금리가 조금만 움직여도 가계가 받는 충격이 그만큼 커졌기 때문입니다.

캐나다은행협회 자료를 보면 모기지 빚은 금액 기준으로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은행이 그 혜택을 보는 것은 아닙니다. 빌려준 모기지 건수는 줄어드는데 연체는 늘고 있어서, 부실 위험만 커지는 모습입니다.

연체율,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

캐나다 은행의 4월 모기지 연체율은 0.28%였습니다. 한 달 전보다 1bp(0.01%포인트)도 안 되게 올랐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6bp 높습니다. 2022년 9월 이후 두 배로 뛰어, 지금은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연체율은 최근 석 달 동안 1bp도 거의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안정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연체에 빠진 모기지의 절대 건수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캐나다 은행 모기지 연체율 추이

연체 건수는 12년 만에 가장 많아

90일 이상 갚지 못한 모기지 건수는 4월 1만 3,752건으로, 한 달 사이 0.23% 늘었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6.0%, 약 2,800건 많아진 수치입니다. 더 길게 보면 흐름이 뚜렷합니다. 연체 건수는 2022년 8월 바닥 대비 89.1%, 약 6,500건이나 늘었습니다. 캐나다 은행이 이만큼 많은 연체 모기지를 떠안은 것은 2014년 3월 이후 처음입니다.

흔히들 2022년 바닥을 보고 그 뒤의 급증을 금리 탓으로 돌립니다. 하지만 이 모기지들은 90일 이상 밀린 것이라, 2022년 8월에 연체가 잡혔다면 실제로 돈이 밀리기 시작한 시점은 그해 5월쯤입니다.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한 그때 기준금리는 1.0%에 불과했습니다. 2020년 초보다 오히려 43%가량 낮은 수준입니다. 결국 이번 급증은 금리 부담 자체보다, 빚 규모가 커지면서 금리 인상에 더 민감해진 점이 더 큰 원인입니다.

캐나다 은행 모기지 연체 건수 추이

은행 모기지 잔액, 2020년 수준으로 후퇴

은행이 보유한 모기지 건수는 4월 493만 건으로, 한 달 사이 0.1%(약 4,310건) 줄었습니다. 1년 전보다 0.9%(약 4만 4,800건), 고점과 비교하면 3.7%(약 18만 9,700건) 감소했습니다. 4월은 일곱 달 연속 줄어든 달로, 모기지 건수는 2020년 10월 수준까지 내려갔습니다. 저금리 붐이 막 불붙기 시작한 바로 그 시점입니다.

은행의 모기지 건수는 사실상 6년 가까운 증가분을 모두 반납했습니다. 저금리가 만든 부동산 붐의 흔적이 건수 기준으로는 통째로 사라진 셈입니다.

캐나다 은행 전체 모기지 잔액 추이


모기지 건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연체가 늘면, 부실 한 건 한 건이 은행에 주는 부담은 더 무거워집니다. 빌려준 모기지 자체가 쪼그라드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무리한 대출까지 끌어안으려 했던 이유도 이런 배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한국 독자에게도 이 흐름은 낯설지 않습니다. 빚의 규모가 커질수록 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가계가 받는 충격이 커지는 구조는, 가계부채가 많은 한국 상황과도 닮아 있습니다. 캐나다에 모기지를 안고 있는 한인 가구라면, 연체율 자체보다 연체 건수가 어디까지 늘어나는지를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향후 전망

연체율이 최근 석 달간 거의 멈춰 있더라도, 연체 건수가 계속 늘어난다면 시장의 부담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모기지 갱신이 이어지는 시기에 금리 부담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연체 건수는 당분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은행의 모기지 건수가 2020년 수준까지 내려온 만큼, 앞으로 신규 대출이 다시 늘어나는지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대출 건수가 회복되지 않은 채 연체만 쌓인다면, 은행의 부담은 더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원문: Better Dwel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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