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주택 착공이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습니다. 건축 허가는 받았지만 아직 첫 삽을 뜨지 못한 주택이 9월 기준 14만 채를 넘어섰고, 실제 착공은 1년 전보다 11% 줄었습니다.
캐나다주택금융공사(CMHC)가 9월 주택 착공 통계를 내놓았습니다. 숫자를 겉으로만 보면 큰 변화가 없어 보이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공급이 식어가고 있다는 신호가 뚜렷합니다. 집을 지을 수 있는 승인은 쌓이는데 정작 공사를 시작하지 못하는 물량이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는 단순한 월간 숫자 변동이 아니라 캐나다가 오랫동안 안고 온 공급 부족과 맞닿아 있습니다. 집이 충분히 지어지지 않으면 구입 능력 개선도 오래가기 어렵습니다.
허가 받고도 착공 못 한 주택 14만 채 돌파
CMHC는 9월에 건축 허가를 받고도 공사를 시작하지 않은 주택이 14만 3,929채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인구 5만 명 이상 지역을 기준으로 한 수치이며, 전월보다 1.1% 늘었습니다.
반면 실제 착공은 뒷걸음질쳤습니다. 인구 1만 명 이상 지역의 9월 착공은 1만 9,984채로, 1년 전 2만 2,375채보다 11% 줄었습니다.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착공도 17만 964채로 2025년 같은 기간보다 4% 적었습니다.
CMHC 부수석이코노미스트 알레드 아브 이오르워스(Aled ab Iorwerth)는 “시장이 전국적으로 식어가는 지금, 핵심 위험은 충분히 짓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캐나다는 여전히 장기적인 주택 공급 격차를 안고 있으며, 건설이 늘지 않으면 2023년 이후 개선된 주택 구입 능력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헤드라인 수치가 가린 둔화
겉으로 드러나는 숫자는 이런 둔화를 알아차리기 어렵게 만듭니다. 계절 변동을 조정한 연율 착공(SAAR)은 9월 전국 기준 24만 8,896채로, 전월 24만 2,223채보다 3% 늘었습니다. 월별 수치의 출렁임을 걸러내는 6개월 추세치도 25만 411채로 거의 변동이 없었습니다.
CMHC는 월별 수치가 크게 요동치기 때문에 이 추세치를 함께 본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여러 가구가 함께 들어서는 다세대 주택 착공이 시장을 주로 움직이는데, 이 물량은 달마다 편차가 큽니다.
이미 짓고 있는 물량은 안정적입니다. 인구 5만 명 이상 지역에서 공사 중인 주택은 9월 37만 1,617채로 전월과 같았고, 준공은 1만 7,398채로 0.9% 줄었습니다.
지역별로 엇갈린 흐름
지역을 나눠 보면 그림이 고르지 않습니다. 아브 이오르워스는 “인구가 많은 4개 주 가운데 주택 착공이 2026년 소폭 늘어난 곳은 퀘벡뿐이며, 공급 보고서가 다루는 7개 주요 도시 모두 2025년 속도에 뒤처져 있다”고 밝혔습니다.
6개월 추세치로 보면 몬트리올(Montreal)은 다세대 착공이 줄며 9월에 8% 하락했습니다. 반대로 밴쿠버(Vancouver)는 다세대 착공이 늘며 6% 올랐습니다. 토론토(Toronto)는 단독주택과 다세대 흐름이 서로 상쇄돼 보합을 보였습니다.
CMHC는 10월 착공 통계를 11월 17일에 발표할 예정입니다.
캐나다에서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한인 실수요자에게 이번 통계는 짚어볼 대목이 많습니다. 집값이 주춤한 지금도 새 공급이 줄면, 시장이 다시 살아날 때 매물 부족이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다세대 주택 착공이 지역마다 크게 엇갈리는 만큼, 밴쿠버처럼 공급이 느는 곳과 몬트리올처럼 줄어드는 곳의 중장기 흐름을 지역별로 따로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향후 전망
착공 둔화가 계속된다면 2~3년 뒤 입주 물량이 줄어 공급 부족이 더 뚜렷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금리가 안정되고 분양 수요가 살아난다면 쌓여 있는 ‘허가 받은 미착공 물량’이 비교적 빠르게 공사로 이어질 여지도 있습니다.
11월 17일 발표될 10월 통계에서 착공 추세치가 반등하는지, 아니면 둔화가 이어지는지가 주목할 부분입니다.
원문: Store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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